2019년 2월 11일 월요일

넋 빠진 정당들 이의엽 민중교육연구소 소장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들이 10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합의안에 가서명했다. 이번에 합의한 협정 유효기간은 1년이다. 가서명된 합의안은 2~3월 중 법제처 심사 및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의 재가 등의 행정부 절차를 완료해 4월께 국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국회에서 비준 동의가 완료되면 정식 발효된다. 2019년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해보다 8.2% 오른 1조389억원이다. 이는 작년 대비 787억 원 증액된 것으로, 8차(2009년) 및 9차(2014년) 협정 첫 해의 증액 규모인 185억 원의 4.3배, 505억 원의 1.6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한 방위비 분담금 8.2% 증액은 2014∼2018년 주한미군 주둔비용(인건비 포함) 증가율이 연평균 0.04%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터무니없는 증액이다. 놀라운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방위비 분담금이 훨씬 높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선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으로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월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설문(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한 결과를 발표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8.7%,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은 25.9%로, ‘반대’가 ‘찬성’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심지어 ‘주한미군 감축‧철수를 가정’하여 묻는 질의에 대해서도 52.0%가 ‘그래도 반대한다’고 응답하였다. 미국이 설사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위협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그에 굴복하여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1조원이라는 주장 역시 민심과 동떨어진 근거 없는 낭설임이 확인된다. 이와 같은 다수 국민의 분명한 증액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에 합의하였다. 미국 정부의 불법 부당한 증액 요구에 우리 정부가 굴복한 결과라고밖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미국 정부의 요구가 얼마나 터무니없는가에 대해서는 지난 1월 28일 칼럼에서 조목조목 밝혔기 때문에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오늘 지적하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는 정당들이 내놓은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가서명에 대한 논평들이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의 기축이 되는 포괄적 동맹이다. 그동안 한미동맹의 힘을 근간으로 우리의 국가안보가 상당부분 유지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한미동맹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번 협상으로 한미동맹의 불안정성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미국과의 오랜 동맹관계가 1년짜리 계약관계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한미동맹의 강화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유한국당은 오로지 오매불망 한미동맹 걱정뿐이다. 대한민국 세금을 터무니없이 퍼주는 데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당명에 왜 ‘한국’이 들어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차라리 ‘자유미국당’이라고 할 것이지.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한미동맹의 안정성 면에서 5년 유효기간의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정부는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한미동맹의 안정성 측면에서 5년의 유효기간을 놓치고 1년 후 협상을 통한 갱신을 한다는 것은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협상력 부족으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논평했다. 두 당은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걱정하면서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비판했다. 정작 불법 부당한 요구를 강요한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도대체 어느 나라의 어떤 계층을 대변하는 정당인지 정체성이 의심스럽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미국의 갑질이 노골화된 아쉬운 타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나마 방위비 분담금 타결로 주한미군에 고용된 약 4000여 명의 한국 노동자들의 고용대란을 막았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니? 어처구니없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5조는 한국이 시설‧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는 대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 경비는 미국이 부담해야 하며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예외적인 조치일 따름이다. 예외적인 조치가 3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것 자체가 문제이며, 더구나 미국과 이런 예외적인 특별협정을 맺고 미군 주둔지원금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고용에 대한 책임이 미국에게 있는데도 우리 세금으로 메꿔주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 “그나마 다행”이 아니다. 민주당은 구두 논평으로 대신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분담금 액수 면에서, 미국 측이 기존 주장을 양보해 우리나라 국방비 상승률 8.2%를 적용한 1조369억원으로 결정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 양국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예상보다 일찍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끝내고 가서명에 이른 만큼 오는 4월 비준안이 국회에 회부되면 여야는 초당적인 협력으로 비준 동의에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방위비 분담금이 1조원을 넘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도리어 대폭 줄여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도 오히려 방위비 분담금이 훨씬 많이 증액됐다. 한미동맹이라는 신성불가침의 성역 앞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초당적인 협력으로 비준에 동의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어느 나라 국민을 대변하는 의원이란 말인가? 한마디로 요약하면 넋 빠진 정당들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의원들의 정당이 여야를 불문하고 미국 정부의 불법 부당한 터무니없는 요구에 항변 한마디 못하니, 넋이 온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공로명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은 한미동맹의 윤활유다. 주한미군이 있으니 우리에게 핵우산이 있고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견제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배 더 내라고 하는데, 우리가 2배 더 못 낼 건 뭔가. 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긴 이런 넋 빠진 소리를 버젓이 지껄여대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마는. (2019년 2월 11일)

넋 빠진 정당들

이의엽 민중교육연구소 소장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들이 10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합의안에 가서명했다. 이번에 합의한 협정 유효기간은 1년이다. 가서명된 합의안은 2~3월 중 법제처 심사 및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의 재가 등의 행정부 절차를 완료해 4월께 국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국회에서 비준 동의가 완료되면 정식 발효된다.

2019년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해보다 8.2% 오른 1조389억원이다. 이는 작년 대비 787억 원 증액된 것으로, 8차(2009년) 및 9차(2014년) 협정 첫 해의 증액 규모인 185억 원의 4.3배, 505억 원의 1.6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한 방위비 분담금 8.2% 증액은 2014∼2018년 주한미군 주둔비용(인건비 포함) 증가율이 연평균 0.04%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터무니없는 증액이다. 놀라운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방위비 분담금이 훨씬 높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선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으로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월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설문(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한 결과를 발표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8.7%,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은 25.9%로, ‘반대’가 ‘찬성’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심지어 ‘주한미군 감축‧철수를 가정’하여 묻는 질의에 대해서도 52.0%가 ‘그래도 반대한다’고 응답하였다. 미국이 설사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위협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그에 굴복하여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1조원이라는 주장 역시 민심과 동떨어진 근거 없는 낭설임이 확인된다.

이와 같은 다수 국민의 분명한 증액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에 합의하였다. 미국 정부의 불법 부당한 증액 요구에 우리 정부가 굴복한 결과라고밖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미국 정부의 요구가 얼마나 터무니없는가에 대해서는 지난 1월 28일 칼럼에서 조목조목 밝혔기 때문에 여기서 재론하지 않는다.)

오늘 지적하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는 정당들이 내놓은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가서명에 대한 논평들이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의 기축이 되는 포괄적 동맹이다. 그동안 한미동맹의 힘을 근간으로 우리의 국가안보가 상당부분 유지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한미동맹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번 협상으로 한미동맹의 불안정성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미국과의 오랜 동맹관계가 1년짜리 계약관계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한미동맹의 강화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유한국당은 오로지 오매불망 한미동맹 걱정뿐이다. 대한민국 세금을 터무니없이 퍼주는 데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당명에 왜 ‘한국’이 들어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차라리 ‘자유미국당’이라고 할 것이지.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한미동맹의 안정성 면에서 5년 유효기간의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정부는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한미동맹의 안정성 측면에서 5년의 유효기간을 놓치고 1년 후 협상을 통한 갱신을 한다는 것은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협상력 부족으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논평했다. 두 당은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걱정하면서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비판했다. 정작 불법 부당한 요구를 강요한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도대체 어느 나라의 어떤 계층을 대변하는 정당인지 정체성이 의심스럽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미국의 갑질이 노골화된 아쉬운 타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나마 방위비 분담금 타결로 주한미군에 고용된 약 4000여 명의 한국 노동자들의 고용대란을 막았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니? 어처구니없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5조는 한국이 시설‧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는 대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 경비는 미국이 부담해야 하며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은 예외적인 조치일 따름이다. 예외적인 조치가 3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것 자체가 문제이며, 더구나 미국과 이런 예외적인 특별협정을 맺고 미군 주둔지원금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고용에 대한 책임이 미국에게 있는데도 우리 세금으로 메꿔주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 “그나마 다행”이 아니다.

민주당은 구두 논평으로 대신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분담금 액수 면에서, 미국 측이 기존 주장을 양보해 우리나라 국방비 상승률 8.2%를 적용한 1조369억원으로 결정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 양국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예상보다 일찍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끝내고 가서명에 이른 만큼 오는 4월 비준안이 국회에 회부되면 여야는 초당적인 협력으로 비준 동의에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방위비 분담금이 1조원을 넘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도리어 대폭 줄여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도 오히려 방위비 분담금이 훨씬 많이 증액됐다. 한미동맹이라는 신성불가침의 성역 앞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초당적인 협력으로 비준에 동의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어느 나라 국민을 대변하는 의원이란 말인가?

한마디로 요약하면 넋 빠진 정당들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의원들의 정당이 여야를 불문하고 미국 정부의 불법 부당한 터무니없는 요구에 항변 한마디 못하니, 넋이 온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공로명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은 한미동맹의 윤활유다. 주한미군이 있으니 우리에게 핵우산이 있고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견제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배 더 내라고 하는데, 우리가 2배 더 못 낼 건 뭔가. 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긴 이런 넋 빠진 소리를 버젓이 지껄여대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마는. (2019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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