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일 금요일

"태상왕의 궁을 세워 덕수궁이라 하다."(정종실록) "일제가 훼손한 덕수궁 광명문을 복원했다"는 기사를 보니 좀 화가 납니다. 덕수궁은 본래 '퇴위한 왕이 머무는 궁'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덕수궁의 본래 이름은 '경운궁'이었습니다. 일제가 고종을 황제 자리에서 쫓아낸 뒤, 전례에 따라 '덕수궁'으로 이름을 바꾼 거죠. 고종은 애초 경운궁을 순종에게 물려 주고 경희궁을 덕수궁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이토 히로부미는 순종을 창덕궁으로 옮겨 살게 하고 경운궁을 덕수궁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니 '덕수궁'이라는 이름 자체가 일제 침략의 산물입니다. 몇 해 전 경운궁으로 이름을 되돌릴 거냐, 덕수궁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놔 둘 거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때 '덕수궁'이라는 이름 자체가 역사의 산물이니 그대로 두자는 쪽이 이겼습니다. 그런데 그랬던 사람들이 '광명문 복원'을 추진했다는 게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덕수궁'이라는 이름이 역사의 흔적이라 보존해야 했다면, '광명문'의 위치도 역사의 흔적이니 보존해야 마땅하겠죠. 복원이든 존치든,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에 대해 굳이 이견을 달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일관성은 있어야죠. 이름 바꾸는 일은 돈이 안 되지만 건물 복원하는 일은 돈이 돼서 그런다는 비난을 받아도, 별로 할 말이 없을 듯합니다. - 역사학자 전우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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