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의 두 얼굴, 매매수요전환이 해법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9월 다섯째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58주 연속 상승하고, 8ㆍ28 대책이후 9월부터 전국 아파트 값 역시 5주째 연속 상승했다. 매매가 상승한 데는 취득세 인하 등 각종 부동산규제정책의 완화 전망에 따른 일부 기대심리로 인한 호가의 회복세로 보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020년까지 수도권 전세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보고서도 나와 전세난으로 인한 국민들의 주거안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반면 중대형 공급이 과잉됐던 용인ㆍ고양시 등 수도권에서는 역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집주인의 대출규모가 큰 중대형 이상 아파트는 ‘깡통전세’를 우려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집주인의 재직증명서까지 요구하고 있기도 한다. 지방에서는 수년간 공급이 과잉되었던 부산ㆍ경남지역 역시 세입자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부산 기장 정관신도시나 경남 양산 물금신도시의 경우 전세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입주물량이 급증, 역전세난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 전세를 두고 하는 고민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부동산정책이 부동산시장상황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역별 상황에 따른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으며, 부동산시장상황이 국지적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간과한 결과이다.
전세난 문제를 무조건적인 금융지원에 의존한 것도 작금의 위기상황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급등하는 전세값의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을 확대한 것이데,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로 되레 전세값 상승의 지지대 역할을 했으며, 집을 살 수 있는 실수요자들의 매매 수요까지 전세시장으로 몰리는 악영향을 미쳤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세보증금 규모는 340조원에 달하며, 올 상반기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2008년 말보다 31%나 올랐다. 2010년 7.1%, 2011년 12.3%로 오른 후 지난해에는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회에서는 전세난이 심화되자 전월세상한제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1980년대 말 정부는 전세계약 2년을 보장하고, 보증금 인상을 규제했지만, 되레 전세값이 폭등했다. 전월세 상한제는 과도한 규제이다. 임대인의 재산권행사에 대한 침해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주택을 살 여유가 되지만, 보유보다 전월세를 선택하는 층을 감안하면 임차인이 반드시 임대인보다 경제적 약자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부분도 있다. 더욱이 입법의 선한 의도와는 달리 현재의 전세값이 상승하는 임대인 위주의 시장에서 이면계약서 양상 등 수많은 부작용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세난의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매수심리를 회복해야 한다. 몇 년째 발목 잡힌 취득세 영구 인하(소급적용),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관련 법률안이 속 시원히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관망세를 키웠으며, 정책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전세 수요자에 대한 금융지원정책 위주가 아닌 중·장기계획에 따른 공급물량 조정이나 매매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정부는 수익ㆍ손익 공유형 모기지 상품의 대상 확대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세제 혜택, 대출금리 등을 1주택자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경영학박사 이 해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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